Assembly / Recreation

Water Line

오유정 / Oh Yujung

Water Line

수자원확보대책을 위한 문화담수장

오유정 Oh Yujung / Studio D
jung990828@naver.com

만약 수자원이 부족해진다면?

수자원은 인간 생존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기후 위기와 인구의 증가, 산업화, 하천의 오염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수자원은 부족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대부분의 지역의 경우 보조 수원 없이 근접한 강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수원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강수량이 적어질 경우 대책 마련에 어려움이 크다. 그렇다면 만약 수자원이 부족해진다면, 도시는 어떠한 변화를 맞이해야 하는가?

이 프로젝트에서는 새로운 상수 공급대책으로 해수 담수장을 도시의 필수 기반 시설로 제시한다. 이러한 기반 시설은 도시에 꼭 필요한 시설임과 동시에 도시와 결합되는 과정에서 많은 공공의 갈등을 마주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도시 기반 시설을 둘러싼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건축적 전략으로 해수 담수화 시설을 바다 속으로 지하화하고, 그 위의 유휴부지에 재생산된 수자원을 활용한 친수형 문화공간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담수장을 넘어서 ‘문화담수장’을 제안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해수담수장이 가장 필요한 곳은 어디인가? 현재 생활용수, 공업용수 가뭄 현황 분석 시, 전남, 경남, 충남을 중심으로 가뭄이 번져가고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심한 가뭄을 앓고 있는 전남 지역에 새로운 수원지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그 중에서도 바다와 인접하며 도시 내 하천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여수시에 주목하고자 했다. 여수시는 아이러니하게도 삼면 이상이 바다와 접해 있지만 내부적으로 딱히 수원지가 존재하지 않는 도시이다. 하지만 바다를 새로운 수원지로 바라본다면, 더없이 풍족한 수자원을 품고 있는 도시로서 새로운 수원지의 개념을 적용하지 적합한 도시라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여수내 물 사용량이 많은 종화동에 위치한 여수해양공원 부지 및 그 연안을 대상지로 선정하여 설계를 진행했다. 사이트의 환경적 요소 등을 고려했을 때, 여수 하루 물 사용량의 약 32%를 생산할 수 있어 기존 수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피어(Pier)에서 비롯되어 선형적으로 바다를 향해 확장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위해 거친 콘크리트 구조체가 땅에서부터 뿌리처럼 이어져 땅과 바다 사이에 긴밀한 관계성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대지에서는 존재감을 낮추고 바다에 스며듦으로써 땅과 바다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컨텍스트에 녹아들도록 했다.

이질적인 시설이 도시와 결합되면서 단순히 기능적인 프로그램을 넘어 도시와 바다, 그리고 기계와 인간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라 기대한다.